[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49]

[논객칼럼=김대복]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입냄새가 날 수 있다. 당질(糖質)로 알려진 탄수화물은 인체 유지에 필수 영양소다. 신체 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하루 칼로리 섭취량 중 탄수화물 비율은 45~65%가 적절하다. 탄소 수소 산소로 이루어진 탄수화물은 식물체 내에서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진다. 탄수화물의 대표적인 식품은 쌀, 보리, 밀, 감자, 고구마, 찰옥수수 등이다. 또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밥, 라면, 국수, 과자, 떡, 빵, 설탕 등을 들 수 있다.

빵가게 진열된 빵들@오피니언타임스

그런데 편식이나 다이어트 등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인체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 탄수화물 대신 지방으로 대체된다. 주로 비만인 사람이 체질 개선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날씬한 몸매를 꿈꾸며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에게도 자주 보인다. 지속적인 탄수화물 결핍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게 입냄새다.

인체에서 지방이 소비될 때는 케토시스(ketosis) 과정을 거친다. 케토시스는 아세톤, 아세토아세트산, β-옥시뷰티르산 등의 케톤체(ketonal body)가 혈액 중에 지나치게 많아져 오줌에 섞여 나오는 상태다. 케톤체는 굶주렸을 때를 비롯해 당뇨성 산혈증, 임신 때도 혈액이나 오줌에 많이 섞여 있다.

중성 지방은 연소하면서 지방산으로 변한다. 지방산은 땀과 섞여 배출되면서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긴다. 바로 케톤체가 역겨운 냄새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케토시스 과정이 일어나면 구취가 발생한다. 다이어트를 오래하는 사람에게 입냄새가 종종 나는 이유다.

또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체 활동을 계속하게 되면 지방에 이어 단백질 소비도 증가한다. 단백질이 빠져나가면 근육이 약해진다. 근육 감소는 신체 활동을 위축시켜 소화기능 약화를 부른다. 이 경우도 입냄새 발생 원인이 된다.

피로물질 증가도 입냄새 유발 요인이다. 에너지원인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부족하면 혈액의 중성이 증가해 끈적이게 된다. 불완전 대사속에 몸에 피로물질인 유산이 축적되고 혈행도 악화된다.

탄수화물 부족은 정신적인 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탄수화물은 긍정 화학물질인 세로토닌 생성과 깊게 연관돼 있다. 탄수화물 공급이 적으면 세레토닌 생성도 줄어든다. 기분이 가라앉은 가운데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잦은 짜증과 작은 것에도 민감한 상태로 인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 또 포도당 공급이 준 뇌의 기능도 저하된다. 기억력이 줄면 업무 효율이 낮아져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된다. 스트레스는 몸에 악영향을 줘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역시 입냄새의 주요 원인이다.

이처럼 탄수화물 결핍은 구취의 주요한 유발 요인이다. 따라서 다이어트나 체중 관리를 할 때도 몸에 필요한 '최소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 부족으로 입냄새가 날 경우에는 곡류 등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좋아진다. 과일이나 콩 등의 유기농식품이면 더 좋다.

다만, 탄수화물을 보충해도 구취가 지속되면 다른 원인 질환을 찾아봐야 한다. 구취 원인 중 많은 게 매핵기, 후비루, 축농증, 비염, 만성소화불량, 위산역류 등이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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